지난 포스트에서는 데이터베이스(DB)가 데이터 중복을 막고 무결성을 지켜주는 얼마나 위대한 시스템인지 알아보았습니다. 이쯤 되면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그렇게 좋은 거라면, 왜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엑셀을 버리고 데이터베이스를 쓰지 않는 걸까?”
실제로 수많은 사무실과 학교, 심지어 대기업의 일부 부서에서도 여전히 엑셀이나 구글 스프레드시트(플랫 파일)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현실적인 이유와 스프레드시트가 가진 강력한 무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데이터베이스를 ‘올바르게’ 설계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운 일입니다. 데이터베이스의 장점을 100% 살리려면 테이블을 어떻게 쪼개고 연결할지 결정하는 정규화(Normalisation)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을 구축하고 사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초기 세팅 비용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이번 달 동아리 회비 영수증을 정리하거나, 가벼운 설문조사 결과를 취합하는 데 이런 거대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소위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격’입니다. 빠르고 간편하게 기본 요구사항을 충족하기에는 스프레드시트가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검증해야 하는 단계에서는 스프레드시트가 훌륭한 시제품(Prototype) 역할을 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짜는 대신, 엑셀로 데이터를 입력하며 서비스에 어떤 데이터가 진짜 필요한지, 요구사항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먼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스프레드시트로 뼈대를 잡은 뒤, 시스템이 커지면 그때 비로소 정교한 데이터베이스 솔루션으로 마이그레이션(이전)하는 전략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데이터베이스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꺼내오는 것’에 특화된 시스템입니다. 반면 스프레드시트는 입력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하는 것에 엄청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데이터베이스와 스프레드시트는 무조건 한쪽이 우월한 것이 아니라, 해결하려는 문제의 성격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도구입니다.
내가 다루려는 데이터의 목적과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올바른 도구를 선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스마트한 데이터 관리의 시작입니다!